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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만에 도전한 90시간 1200km 본문

Randonneurs/KoRa(2017)

2년만에 도전한 90시간 1200km

@thiskorea 2017. 6. 13. 12:46

  프롤로그

사실 긴장따위는 하질 않았다. 걱정도 하지 않았다. 당연히 성공할거라고.

다만 걱정이었던건 날씨였다. 남들은 비가 걱정이었지만 난 더위가 걱정이었다.

대낮의 30도가 넘는 기온은 나를 쉽게 지치게 한다.

그래서 결정한 것은 낮에 좀 쉬는 방법을 택했다.

계획은 첫날 380, 둘째날 320, 셋째날 300, 마지막날 200, 하지만 실제는 이에 미치지 못했고.

계획은 모조리 수정에 들어가야했다.

이때 중요한 건 마지막 시간에 맞추는 것이다. 나의 평속과 남은 거리 남은 시간.

이렇게 나는 마지막까지 여유를 가질 수 있엇고. 결국 성공했다.

마지막 피날레를 장식하지 못한 건 자랑은 아니지만. ㅎㅎ

시우씨 대단해요~.


  1-1. 광주-변산

먼가 아침에 분주했다. 밥먹고. 짐챙기고. 짐 맡기고. 카드 받고.

그러다 타이어 공기압 체크를 깜빡했다. 1200km를 가야하는데

공기압을 안 맞추고 출발을 할 뻔 했다.

세팅을 끝나고 바로 출발을 해서 정신이 없었다.

그렇게 첫번째 cp까지 아주 힘껏 달렸다. 파워젤도 먹고.

그렇게 경치 좋은 곳(업힐)을 지나 정읍에 다다를 무렵

먼가 이상한 것을 느꼈다. 안장 높이였다.

근데, 안장 높이를 맞추려면 10mm 스패너가 있어야하는데. 나에겐 없었다.

결국 조금 더 있다 자동차 공업사에 빌려서 안장 높이를 해결했다.

하지만 이걸 해결하기 위해 난 1시간여를 길바닥에서 버려야만 했다.


그러다 얼마 있다 광진씨와 필재씨를 만났다.

광진씨 무릎 통증으로 인해 나의 신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내 신발을 빌려주고 광진씨 신발을 압류(??)했다. 

그렇게 진행하다 종성이형, 진숙누님, 기금누님을 만나고

이 팀에 합류했다. 하지만 변산반도의 업다운에 지치고 도저히 쫓아갈 수 없었다.

그렇게 나는 떨어졌고, cp바로 직전에서 밥을 먹었다. 

그리고 근처에서 식사를 하신 종성이형팀에 합류했고, 

필재의 상태가 안 좋아 광진씨와 나 필재는 뒤쳐지고 나머지는 먼저 보냈다.

조금 쉬고 필재의 상태가 호전되고 우리는 새만금을 그렇게 건넜다


  1-2. 변산-춘장대-대천

새만금의 역풍을 가볍게 뚫고 군산에 도착하여 난 필재를 놓아주었다.

같이가기엔 로드의 속도가 빠르다. 그렇게 다시 혼자가 되고

군산을 통과하였다. 금강하구둑을 만나고 사진 찍다 나낭님을 다시 만났다.

혼자 저렇게 다니는 걸 보면 부럽고도 자랑스럽다. 

얼마 후 광진씨를 기다리는 종성이형팀에 다시 합류를 하고 

광진씨가 오고 서천, 춘장대까지 진행하였다.

춘장대에서 밤톨님을 만나고 대천까지 같이 갔다.

훈련 부족이었나, 로드를 계속 쫓아가기 힘들었다.

초반에 안장 높이도 안 맞은 상태에서 수십키로를 타서 그런가 허벅지에 부하도 상당했다.

더이상의 라이딩은 불가했다. 저녁을 얼렁 먹고 난 사우나에 들어가서 한시간정도의 휴식을 취했다.


  1-3. 대천-부여-공주-세종-청주

한시간여정도 잠을 잘까도 생각했는데 잠을 자지 못했다. 

사우나에 수면실이 없다니... 찜질방으로 바로 갈 걸 그랬나...

그렇게 쉬고 나와서 대천시내에 가서 커피를 마시고 10여분정도를 잠깐 엎드려 쉬었다.

잠을 다 쫓고 나서 부여로 향하는데... 업힐 하나.. 이게 머지..

다 올라가서 신나게 내려오는 길에 사람 하나 만나지 못했다.

아.. 큰일이다. 이렇게 가다간 사람 구경도 못하겠구나.


부여 시내에 와서 살짝 보급을 하고 다시 공주로 출발.

공주까지 강가를 달리는데 쎄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 

주변에 부스럭 소리. 쎄한 강바람.

공주 cp는 도장을 찍는 건데 도장을 찍어야 하는데..무섭다. 

ㄷㄷㄷ 떨면서 도장을 찍고 바로 출발했다. 

세종까지 열심히 달렸다. 허기가 올라왔다.

잠이 오지는 않지만 잠깐 쉴 필요는 있었다.

사실 걱정이 된다. 고라니를 여러번 봐서 그런가 쉬고 싶다.

하지만 세종에서 쉴 수는 없다. 조금 더 가야한다.

30분정도 휴식을 취하고 내 삶의 터전인 청주로 향했다.

마구 달렸다. 고라니를 10여마리를 목격하고 도로로 올라가다 

잘 못 올라가서 비포장 도로를 조금 달려야했다.

그렇게 정신없이 달려 청주에 도착했다. 

집으로 갈까 고민하다 단칼에 모텔로 들어갔다.

360키로를 달리고 드디어 휴식이다.

좀 자자.


  2-1. 청주-보은-상주

7시까지 잠을 자고 친구에게 연락을 했다. 피반령에서 만나자고.

어제 산 음식을 먹고 출발을 해서 문의에 도착했다. 친구를 여기서 만나고 보은까지 같이 갔다.

문의 cp에 오니 반가운 분들이 많이 있었다. 식사를 살짝 챙기고 피반령을 향해 올라갔다.

밤톨님, 나낭님, 광진씨 이렇게 만나고 정상에서 밤톨님과 김밥을 나눠먹고 다시 출발했다.

가다 광진씨를 다시 보긴 했는데. 또 펑크가 난 줄은 몰랐다. 그냥 피곤해서 쉬고 있는줄 알았다.

그렇게 수리티를 넘어 보은에 도착했다. 수리티에서 전화로 삼계탕을 2개 주문하고 친구와 신나게 다운힐하고 보은에 왔다.

보은에서 맛있는 식사를 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친구랑 안녕 인사를 하고 

난 다시 혼자가 되어 속리산 구간을 넘었다. 업힐이 세진 않았지만 더위와의 싸움이었다.

가다 초등학교 분교가 나와서 찬물로 거의 샤워를 했다. 

그러고 나와 달리다 나낭님과 시우씨를 만났다. 하지만 일단 상주에서 만나는 걸로 하고 난 앞으로 치고 나섰다.

상주에 가는 길은 업힐 하나만 남았고 이 업힐만 넘으면 이제 상주까지는 내리막길이다.

바람도 도와줘서 순항길이 되었다.

상주에 도착하니 주명돈님과 한신님이 나를 보았나보다. 전화가 왔다.

보보스모텔 303호라고.. 그래서 바로 모텔로 들어가서 짐을 챙기면서 휴식을 취했다.

그렇게 쉬면서 광진씨, 시우씨. 만나고 종성이형, 기금누님, 나낭님까지 모두 상주에서 만나게 되었다.


  2-2. 상주-안동-청송

상주에서 출발하기 전 점심아닌 저녁을 먹었다. 하지만 얼마 안 가서 더위에 허덕였고

노인정에서 잠깐 쉬고 저녁시간이 되서 예천에서 저녁을 먹었다.

정말 여유로운 일정이다. 언제가나... 그렇게 천천히 안동까지 갔다.

가는 길에 시우씨를 만났다. 시우씨와 안동까지 와서 난 편의점에서 종성이형팀을 만났고 

먼저 보내드렸다. 잠깐 커피 보충이 필요했다. 지금 먹지 않으면 이따 밤에 졸릴테니.

시우씨는 편의점에서 저녁을 먹고 난 커피숍을 찾아 떠났고 

커피를 보충하고 안동에서 좋으신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출발하는데

시우씨를 만났다 결국 밤에 같이 가기로 했다.

그렇게 둘이 열심히 달려 청송면 진보면에 도착해서 야식도 먹고 휴식도 취했다.

그리고 조금 더 가는데... 업힐 하나가 나올 것이고 지금 동해안에는 비가 오고.

결국 난 오늘은 여기까지라고 생각했다. 시계를 보니 12시30분이었다.

바로 모텔이 나왔고 들어가는데. 되돌아오는 란도니를 보았다.

태봉씨였다. 태봉씨는 본인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는데

우리가 마지막에 있었다. 

태봉씨는 그리고 시우씨 브레베카드를 주워오셨다.

히한한 인연이다.

그렇게 우리는 잠을 잤다. 


<모텔에서 아저씨가 남자 셋이 잔다고 하니 온돌방을 주웠다. 

  근데 우리는 각자 방에서 잔다고 했는데... 아저씨 잠이 덜 깨서.. 

  결국 침대방으로 다시 바꿔서 잠이 들었다.>


3-1. 청송-영덕-울진

새벽에 일어났다. 무조건 오늘 5시전에 600키로를 돌파해야했다. 

열심히 달렸다. 주머니에 있던 파워젤 여러개를 먹었다.

아침을 먹을 수 있는 곳은 영덕 뿐이었다. 30-40키로를 더 달려야한다.

아침해 뜨는 것을 볼 수 있으면 더 좋고.

하지만 해 뜨는 건 아침을 먹으면서 해장국집 문틈으로 볼 수 밖에 없었다.

해장국집에 들어가서 온돌좀 켜달라고.. ㄷㄷㄷ 춥다고.

하지만.. 이미 전원 다 내렸고 켤 수 없다고.. 

그래도 따끈한 해장국을 먹고 해도 뜨고. 이제 춥지 않았다.

살살 달려 영덕 cp에 도착했다.

이때 춘천사는 영길씨와 친구분을 만났다.

편의점에서 같이 출발을 하고 난 옷 정비를 할 김에 잠시 쉬었다 간다고 하고

먼저 보내드렸다.

내 뒤를 계속 따라가면 시간 상으로 어떻게 될 지 모르니 먼저 보내드렸다.

다만 여기서 친구분에게 팁을 얻었다.

난 선택지가 2개가 있다고 

  1. 병원에 가서 링거를 맞는 방법. 

  2. 마사지샵에 가서 마사지를 받는 방법

이 두가지 모두 2시간 이상의 휴식을 취할 수 있다. 

그 친구분은 무조건 링거를 맞으라고 했다. 마사지보다 훨씬 좋다고.

그렇게난 그 분의 조언을 들어 봉화에서 링거를 맞고 2-3시간의 꿀같은 휴식을 취했다.

동해안 해안길을 다니니 바다가 슬슬 지겨워진다. 

조금 있다 7번국도를 만나고 신나게 달리다 망양휴게소가 나왔다.

거기서 남 브런치를 해결했다. 슬슬 더워지므로 이온음료를 자주 보충해줘야했다.

망양휴게소에서 전망을 즐기고 출발을 했다.

자전거길을 따라 여유로운 주행을 한시간 정도 했나.

동해안의 마지막 cp 근남에 도착했다.

사장님이 마지막이냐고. 아니다. 아직 두분 더 계실거라고.

그렇게 난 약간의 보급을 한 후 바로 출발했다.


3-2. 울진-봉화-영주-예천-문경-상주

불영사 계곡을 지나며 난 걱정을 했다. 30km가 업힐이라고.. 하지만 기우였다. 계속 업힐은 맞는데

통고산을 지나서가 본격적인 업힐이었다. 

정상에서 산딸기를 찾았는데. 알고보니 여기가 아니었다. ㅋ

답운재, 꼬치비재를 넘어 소천면에 도착했다. 먼가 시원한 게 필요했다.

콩국수를 찾았으나 여는 식당이 없었다. 결국 난 아이스크림 먹고 농협에서 쉬고 있는데

어떤 아저씨가 자기 편의점에 펑크난 한분 계신다고.

직감적으로 난 광진씨란걸 느꼈다.

근데 결국 맞았다. ㅋ 광진씨가 앞에 있어서 결국 붙었다.

그렇게 우리는 봉화까지 진행했다.

광진씨는 무릎이 안 좋아 평속이 꽤 좋지 못했다.

그래서 결국 어디서인가... 헤어지게 되었다.

난 봉화에 해성병원에 갔고 바로 접수하고 링거를 맞았다.

2시간여 링거를 맞고 간호사가 추천해준 바로 앞집에 가서 맛있는 저녁을 먹었다.

수액도 넣고 음식도 넣고 하니 몸이 훨씬 가벼워졌다.

그렇게 난 바로 cp를 찾았다. 하지만.. ㅋㅋ 봉화가 아니라 영주였다. ㅠㅠ

가는 길에 라이트 켰다 날벌레 테러를 당하고. 

결국 해가 다 지고 깜깜해지고 나서 라이트를 켰다.

영주에 도착 하니 벌써 8시가 넘었다.

예천, 문경, 상주 아직도 많이 남았는데... 

하지만 시간 상으로 여유는 약간 있었다.

게다가 잠도 잘 수 있었다. 상주에 봉준이형을 시켜 방을 잡아놓으라고 했다.

고맙게도 어흥님은 방을 잡아주고 키와 콘돔까지 준비해줬다.

그리고 그 방을 필재에게 알려주고 씻고 가라고 했다.

그리고 난 열심히 달려 예천에 도착했다. 터미널 옆에 편의점 있다는 걸 알았기에

바로 거기로 향했다. 예천에 가니 파파님외 1명이 계셨다. 

우리는 같이 출발하고 문경에서 잠시 쉬었다 상주로 향했다.

난 3번 국도를 만나자마자 열심히 달렸고 하지만 평지에서 파파님을 쫓아가는 건 버거웠다.

앞도 안보고 땅만 보고 열심히 가는데. 파파님이 안보이신다.

아마도 코스 길로 빠지신 모양이었다.

부끄럽고 미안했지만 할 수 없다 열심히 달렸다. 결국 12시30분정도 되서 난 상주에 도착했다.

도착해서 파파님의 여사님과 만났고 난 바로 잠이 들었다. 1시간만 자다 간다고.

일어나보니 파파님외 1명은 모텔에서 주무시고 계셨다. 

안주무신다고 했는데.. 피곤하셨나보다.


  4-1.. 상주-김천-함양

상주에서 김밥을 보급하고 김천까지 열심히 달렸다. 새벽이라 사람도 없고 차도 없었다. 

김천가는 길에 김밥을 먹고 있는데 시우씨를 또 만났다. 시우씨는 밤샘라이딩 중이라고.

그러고 보면 시우씨도 대단하다. 나랑 앞서거니 뒤서거니 결국 마지막에 들어왔으니.

시우씨와 김천까지 열라게 쐈다. 멈추면 추우니. 

김천에 도착해서 제대로 된 식사를 하려고 했으나 식당을 찾지 못하고

바로 편의점을 찾았다. 편의점에서 또다시 종성이형팀을 만났다.

하지만 이미 그 팀은 진숙누님-보람씨, 필재, 종성이형-기금누님, 광진씨 이렇게 네개팀으로 쪼개지고 말았다.

먼저 보내드리고 난 시우씨랑 아침을 해결하고 출발했다. 

가다가다 난 너무 졸려 식당에 멈췄다. 식당에서 청국장을 시켜놓고 잠에 빠졌다.

깜짝놀라 깼다. 식당 아줌마가 화를 내신다. 아침 시켜놓고 잠 자냐고... ㅜㅜ

아줌마 ... 저 지금 900키로 달려온 사람이에요 ㅡㅡ;; 라고 하고싶었으나 꾹 참고 밥을 먹었다.

신기하게 1시간전에 편의점 떡국 먹었는데 들어간다.

그렇게 청국장을 먹고 난 다시 출발 했다. 1000키로 지점에서 함양 사는 일한이를 만나기로 했으니 서둘러야한다.

대덕면에 도착했다. 아 여기.. 예전에 무주그란폰도 구간이구나. 

여기서 조금 넘어서 오두재가 나오는데...

하여간 이 지역은 업힐이 쎄다. 먼가 뾰족하다. 도착하고 나서 언넘이 코스 쨨나고 멱살을 잡고 싶어졌다.

올라가는 길은 경치는 참 좋았다. 목장이 있고 양이 있고. 염소도 있었다. 

그렇게 업힐 몇개를 넘고 나서 신나는 다운힐이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살짝 살짝 먼가가 기다린다.

그렇게 함양군 안의면에 도착했다. 10시정도였다. 1시간정도의 여유가 생겼다. 12시간 반정도가 남았다.


  4-2. 함양-산청-하동

광진씨를 또 만났다. ㅎ 이건 운명인건가. 일한이게 연락을 했다. 990이니 만날 곳을 정하자고.

그러다 핸드폰 배터리가 나가고 급하게 자전거 발전기를 돌려 충전을 했다.

다이나모가 이게 좋지. 

곰배마을. 여기서 만나기로 했다. 그렇게 일한이랑 곰배마을 정류장에서 만나

참외를 먹었다. 아 시원하다. 좋다.

약간의 노가리를 까고 출발을 했다. 점심도 먹고 수다도 떨고 그러고 갔으면 좋겠으나..

그럴 시간이 없었다. 산청가는 길에 졸려서 커피도 한잔 마시고.

그렇게 가다 일한이 이야기대로 산청에서 밥을 먹기로 했다.

사실 거절을 할까 했으나. 1시간 정도의 여유가 있었다. 

에라 모르겠다. 먹자. 산청흑돼지국밥에 가서 연탄불고기 2인분과 냉면을 시켰다.

불고기에 국밥까지 나왔다. 포식을 하고 산청에서 출발했다.

출발하자 얼마 안 있어 옆에 먼가 절벽이 있다. 설마...

맞다. 거기다. 거기로 가는 것이다.

일한이는 여유가 넘쳤다. 난 죽을 힘을 다했지만 죽을 거 같아서

결국 자전거에서 내렸다. 내려서 걷기 시작했다.

걸으니 좋았다. 이렇게 좋은걸. 진작에 걸을 걸...

천천히 올라갔다. 그렇게 한참 올라가고 나서 신나게 내려와 하동가는 표지판을 만났다

너무 반가워 잠깐 쉬면서 있는데 영길씨를 만났다.

그렇게 우리 셋은 하동으로 향했다. 비가 점점 많이 왔다.

내 옷은 방수라고 안심했는데.. 먼가 다 젖어든다.

반면에 앞에 일한이 레인자켓은 깔끔하다. 빗물이 다 튕겨나간다. 아... 라파 좋다.

그렇게 하동에 도착하고 광진씨를 또 만났다. ㅎㅎ 광진씨와 은당님을 먼저 보내고. 

잠시 후에 함양에서부터 함께 라이딩해준 일한이와도 인사를 했다.

급해서 인사도 못하고 나올뻔했지만... 다행히 화장실에서 빨리 나와 인사는 하고 헤어졌다.


  4-3. 하동-곡성-광주

이제 마지막이다. 5시이니 남은 시간은 6시간 남은 거리는 120키로.

20키로로 열심히 달리면 딱 맞게 도착한다.

비가 계속 오고 있다. 그러다 잠시 주춤한다.

영길씨랑 나는 열심히 달린다 그러다 잠시 화장실 땜에 쉬고 

곡성을 향해 열심히 달린다.

그런데 갑자기 영길씨가 섰다. 펑크다... 큰일이다.

하지만 우리는 열심히 달렸기에 펑크를 대처할 시간을 벌었다.

그렇게 10여분 정도 펑크를 해결하고. 근처에서 휴식을 취하시는 은당님과 같이 달렸다.

압록정도에서 한번 쉬며 전열을 정비하고 곡성으로 달렸다.

이상하게 30키로로 달리는 거 같은데 시간은 빠르게 흘러간다.

거리는 안 줄고.

곡성에서 어느별님과 심심파적님오빠분을 만났는데.. 둘이 헤어지고 어디인지 모르겠다고

찾으신다고... 

결국 그 두분은 곡성에서 dnf를 하고 만다.. 아쉽다.

앞에 보람씨가 기재 트러블로 고생하고 있다고 이야기를 들었는데

어찌저찌 잘 해결하고 잘 갔나보다.

편의점에는 광진씨가 있었고 결국 셋이 마지막 팩이 되어 출발했다.

곡성에서 잠깐 나가면 바로 업힐이었기에 살살 달렸다.

무리하지 않고 살살...  사실 난 꺽는 지점에서 업힐이 시작되는 줄 알았는데...

거기가 끝이었다. 업힐이 있는 줄도 모르고 그냥 살살 진행한 것이다.

그렇게 업힐이 끝나고 우리는 정신없이 달렸다.

남동풍이 불었다. 순풍이다. 뒤에서 엄청나게 밀어준다.

옥과 정도에서 난 우의를 벗어서 가방에 넣었다. 

이제부터 쉴 시간도 없고 공기 저항도 줄여야한다.

옥과를 다와서 우리는 살짝 안심을 했다. 다왔다. 이제 뛰어서도 간다.

근데 가도가도 끝이 없다. 이상하다. 시간은 흘러가는데.

분명 우리는 25키로 이상으로 달리고 있는데.

시간이 이상하게 빠듯하다. 마지막에 열심히 달렸다.

자전거길에 들어서서 우리는 다왔다고 정말로 안심을 했다.

자전거길을 벗어나면서 넘어지면 안된다고.. ㅎㅎ 

유머도 날리고.

이제 신호등이 앞에 보인다. 하필 빨간불이다.

우리에게 피날레를 장식하기 위해 빨간불인가보다.

파란불이 들어오고 우리는 천천히 앞으로 나아갔다.

드디어 끝이다. 완주다. 우리가 마지막이야!!!


그렇게 완주를 축하하고 있는데... 저기 불빛이..

어 머지? 시우씨다. 시우씨.. 완주했구나.

결국 우리는 시우씨에게 피날레를 뺐겼다. ㅎㅎ


  에필로그

원래 계획은 봉준이형이랑 같이 가는 것이었으나 둘이 패턴이 사실 맞지를 않았다.

난 야간라이딩을 즐기고 형은 즐기지 못한다. 나를 버리고 빨리 가서 밤에 일찍 잔 건

정말 잘했다. 덕분에 나도 맘 편하게 달릴 수 있었다. 밤에 야간라이딩도 하고.

그리고 이 형님은 작년에 dnf해서 올해 리벤지를 한건데

초반에 잘 치고나가서 결국 여유롭게 골인했다. 최곱니다. 이제 못 보나요 ㅎㅎ

이 형 때문에 이제 로드 가지고 가야겠어요.


하나를 잃으면 하나를 얻는게 란도너의 숙명이라고 했나? 봉준이형을 보진 못했지만

같이 출발을 했던 필재랑 그 일행분들이랑 꽤 오랜 라이딩을 했다. 

라이딩 시간은 얼마 안되지만 cp에서 계속 마주치니 먼가 같은 팀인거 같았다.

필재는 얼렁 재활하고. 나중에 스트라바 보니 만날 듯 만날 듯 하면서 못 만나더라. ㅎㅎ 


예천부터 상주까지 같이 달렸던 파파님은 정말 대단하시다. 그 연세에 잠도 줄이고 열심히 달리시는 걸 보니.

혼자였으면 상주까지 가는 길도 정말 멀었을텐데. 같이 해서 시간을 절약하고 다 많이 쉬게 되었습니다.

잠 안주무시고 가실 줄 알았는데 같이 주무시는 걸 보고 깨우지 않고 그냥 가버려서 가는 동안 

참 미안했습니다. 시간의 여유가 조금 있었다면 같이 했었을텐데... 저도 어쩔 수가 없었네요. ㅠㅠ

피니시 지점에서 포옹을 하는데 살짝 눈물 날 뻔 했습니다. ㅎㅎ


마지막에 혼자 달릴 줄 알고 있었는데 다행히 영길씨를 만나서 같이 라이딩을 하게 되서 기뻤다.

셋째날 아침에 만나 우리는 완주할 수 있다고 했는데 다리도 안 좋은데 열심히 달려서 완주하였다.

먼가 부모의 마음인가. 나의 말이 현실이 되었고 영길씨가 그걸 실현시켜서 더 행복했다.


시우씨를 처음 만난건 광주600때 막판에 봉준이형 기차에 합류했는데 그때까지 우리 인연이 이렇게 깊을 줄 몰랐는데

이번 1200때 자주 보게 되었다. 첫째날, 둘째날, 넷째날. 총 3일을 보았다. 

첫날은 대천가는 길에 합류했고. 둘째날은 안동부터 같이했고. 마지막날은 새벽에 같이 했다. 

업힐에서 자꾸 처지는 걸 보는 건 정말 안쓰러웠다. 

완주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을 갖게했다. 하지만 시우씨는 결국 완주를 했다. 당신은 최고다.


그리고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길 위에서 만났던 모든 분들과 도와주신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완주를 하였건 완주를 하지 못 했건 길 위에 나흘간 최선을 다해주신 여러분들은 챔피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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