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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에서 자전거 타기 2카테고리 없음 2017. 4. 9. 09:02
전편에 이어서.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 코스는 다음번 촘부엥200K(2016.4.8.) 코스와 거의 유사하다.
cp3 수안푸엥 - cp4 푸남론
일단 그 전에 cp3까지 가는 길이 남았다.
숙소에서 약 50여km가 떨어져있었다.
차를 타고 가는 방법은 이제 모른다.
자전거를 타고 가는 수밖에.
일어나서 아침을 먹고갈까 말까 고민을 했다.
어짜피 대회도 아니고 그냥 나중에 달리거나 아니면 그냥 구경하러 가는거니까
시간은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하지만 해가 지고 나서의 라이딩이 걱정이 되서 고민을 했던 거 뿐이다.
결국 나는 숙소에서 아침을 해결하고 7시 30분정도 쯤에 어제 출발지로 가서 시작을 했다.
비가 내려서 그런지 아침 공기는 꽤 상쾌하였다. 그리고 시원하였다.
비예보가 있었지만 오히려 비가 오는 것이 나에게는 더 도움이 될 거란 생각이 들었다.
<비가 내린 직후라 공기는 선선했다.>
<아침에 무려... 23도. 30도를 넘지 않는 오전>
<시작하자 만난 우리 귀여운 원숭이들>
얼마를 달려서인가 꽤 큰 마을이 나왔다. 오히려 내가 묶은 동네보다 더 크다.
사실 더 가면 화장실 문제가 생길 것 같아 이 곳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볼 일을 마치고. 10여분을 달리자
갈림길이 나왔다. 왼쪽으로 가면 cp3로 가는 길이고 오른쪽으로 가면 cp4로 가는 길이다.
그래도 어제 cp3까지는 갔으니 그 곳을 다시 가는 것으로.
선택은 옳았다. 약간의 업힐은 있었지만, 경치는 끝내주었다.
아름다운 길에는 항상 업힐이 뒤따르는 법.
이곳은 태국의 관광지이다. 우리나라에는 골프장으로 유명한 라찻부리.
수안 푸엥이란 지역은 자전거 여행으로 유명한 지역인가보다.
<저 앞에 보이는 산을 넘으면 미안미안미안마다. 그리고 주변에 자전거 길이 잘 닦여져있다.>
내리막을 살짝 넘자 한밤중에 도착했던 cp가 있었다.
시간은 점심을 먹기엔 이른 시각이었지만 혹시 몰라 브런치를 먹기로 했다.
다음에 갈 때는 꼭 태국에서 먹을 음식 리스트를 정해서 태국어로 꼭 알고가리라...
이곳부터는 산하나만 넘으면 바로 국경지대라 그런지 보초를 서는 곳이 꽤 있었다.
그리고 차도 많지 않고 한적한 시골 도로가 쭉 뻗어있다.
다만 산악지대다 보니 약간(?)의 업다운은 있었다.
<KOM은 언제나 반가운 존재다. 이제 업힐은 끝이다>
조용한 산 속의 시골길이다. 사람이 없어도 너무 없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친구에게 카톡을 보낸다.
적막한 태국의 어느 시골 산길을 지나고 꼭대기에 레스토랑을 지나니 어느 작은 마을에 도착한다.
어느때와 마찬가지로 시골의 강아지들이 나를 반긴다.
<저 뒤에 표지판에는 태국과 미얀마 국기가 같이 걸려있다. 아무래도 국경지대다 보니>
지나가는 할머니와 손자가 있어 손자에게 부탁을 한다. 사진 하나만 찍어달라고.
머 영어가 통할리 없다. 그냥 카메라를 들이밀며 부탁한다.
사진을 찍는데 개님이 내가 궁금한가보다. 어슬렁어슬렁 거린다.
아마 신기한 냄새가 날꺼야.
그렇게 마을을 떠나고 푸남론을 향하는 길은 우리네 시골길과 다름없다. 다만 옥수수밭을 봤는데 옥수수 높이가 어머어마하다.
프랑스에서도 옥수수 높이에 놀랐는데 여기서도 또 놀란다. 우리나라 옥수수와는 비교도 안된다.
마을을 지나게 되면 항상 절이 눈에 띈다. 역시 불교의 나라다.
시골길이다 보니 동물이 많이 지나다닌다는 표지판도 보인다. 그런데 우리나라와 다르게 여긴 소다.왜 소모양일까??알고보니 여긴 소를 방목한다.내가 모르는 곳도 있을 수 있지만.대체로 소가 풀어져있었다.신나게 달리다 보니 어느새 점심시간이 조금 지나있었다.
배가 고팠다. 늦은 아침. 이른 점심을 먹었지만
내 몸은 페라리급. 연비가 상당히 나쁘다.
1시 가까이 되서 식당을 발견했다.
배가 고프니 바로 자리에 쓰러졌다.
식당에 오긴 했는데... 이제 무엇을 시킬 것인가...
메뉴판은 특별히 없었다. 나같은 외국인이 올리 만무한 시골이니...
조리대 앞에 그림이 있어서 가리켰다. 이거달라고.
그러니 안된단다.... 그럼 이거.. 또 안된단다.
그래서 결국 저 사람 먹는거요.. 그러니 좋아하신다. ㅠㅠ
이제는 메뉴 선택권 자체를 박탈당했다. ㅜㅜ
먼지도 모르는 음식을 먹어야만 했다.
하지만 나름 맛은 있었다. 음식을 먹고 나름 꽃단장을 했다.
힘이 많이 들지 않아 썬크림도 열심히 발랐다.
태국은 국왕이 있는 나라라 어느 곳에 가도 국왕의 사진은 꼭 있더라.
우리나라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 라고 쓰려다 생각해보니
경상도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관경이다.
식사를 하는데 어린 처자들이 와서 밥을 먹었다. 아마도 식당 주인과 인척관계 같았다.
계산을 하려는데 아무래도 처자 중에 한명이 영어를 하나보다.
배운 여자라고. 내 계산을 받아줬다. 그리고 Good bye라고 영어를 날려줬다.
나는 답으로 See you soon을 해줬다. 왜냐면... 다시 와야했다. 그리고 실제 4시간이 지나 다시 오게되었다.
점심을 먹었더니 속이 든든했다. 막 달리면 1시간이면 될 것 같았지만.
고도표를 보니 여기부터 큰 업힐이 있다.
드디어 반 푸남론 표지판을 만났다. 태국과 미얀마의 국경도시 푸남론.
<왼쪽은 푸남론, 오른쪽은 칸차나부리, 나중에 베트남에서 만난 여행객에게 이야기를 하는데 생각이 안나 무슨나부리...라 했다.>
내 이곳을 위해 얼마나 달렸을까... 다음에 또 올 수 있을까?
미얀마를 이곳으로 가면 어떨까 하고 검색을 해보니...
미얀마에서는 여기가 상당히 시골이고 도로 포장도 엉망이라고 하더라.
자칫하면 오지에서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밥을 먹고 나니 기온이 올라간다.. 두렵다. 또 40도를 찍을까. 차라리 비나 와라.>
하지만 내가 바라는 비는 오지 않았고 다행히 40도도 찍지 않았다.
다만 큰 업힐이 있을뿐..
400미터면 사실 동네 마실길 수준인데... 타지이고 장거리이고 무더위이므로 쉽지 않았다.
겨우 산을 넘으니...
벌레의 습격이다. 다운힐을 빠르게 내려가는데. 앞에 뿌연 먼가가 보인다.
바로 고글과 헬멧의 틈을 없애고 입을 다물었다.
숨도 거의 쉬지 않았다.
벌레와 부딪히면서 약간의 따가움은 느꼈지만 벌레를 먹거나 코에 들어가거나 눈에 들어가지는 않았다.
다행이었다.
<푸남론으로 진입하기 전 마지막 업힐, 여길 넘으면 엄청난 경사의 내리막이 있다.>
드디어 푸남론에 도착했다. 여길 하루만에 돌아야했지만
두 번으로 나눠서 간 것은 잘한거라 생각했다.
밤에 여기를 왔으면 아무것도 보지 못했을 거다.
도착하니 또 배가 고팠다... 이놈의 망할놈의 연비.
cp가 nine supermarket이라 들어가서 일단 내가 좋아하는 두유랑 빵을 골랐다.
그리고 그 옆에 카페가 있어 물어봤다. 혹시 근처에 식당이 있나.
없단다. 근처에 아무것도 없다고.
카페에 밥을 팔리 없고.. 그런데 옆 사람이 먼가를 먹는다.
돈까스다. 그러면 이거 되냐고 하니 된다고. 시골에서 돈까를 먹다니...
그리고 저 할아버지는 나에게 관심이 많아보였다. 머라 하시는데... 알아듣지를 못해 안타까웠다.
태국어를 배워야하나...
cp4 푸남론 - 촘부엥
물도 잘 챙겨주시고 화장실도 쓰게 해주고 너무 고마워서 인증샷을 찍고 헤어졌다.
돌아가는 길은 아까 신나게 내려왔던 다운힐이 어마어마한 업힐로 바뀌어 있었다. ㅜㅜ
살까 말까... 사실 저 많은 바나나를 어떻게 가져가나... 고민이 되어서 결국 사진만 찍고 그냥 출발했다.
올라가는 길에 전날 비에 무너진 것 같은 절개지를 사진으로 담고.
지나 오며 보였던 사원도 찍고.
그리 더운 날씨는 아니었지만 오후되니 역시 태국이었다. 팔에서 땀이 샘처럼 솟구쳤다.
그리고 점점 지쳐갔다.
차는 많지 않았고 주로 오토바이가 많이 보였다. 오토바이 타고 이 마을에서 저 마을로
놀러다니는 청년들이 나를 신기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이 더위에 자전거를 타다니....
이런 생각이지 않았을까?
조금만.. 조금만.. 하며 점심을 먹었던 장소를 찾았다. 그런데 보이지가 않았다.
그래서 결국 쉴 수 있고 먹을 거를 파는 곳에 잠시 멈췄다.
선풍기를 쐬고 시원한 콜라를 마시며 쉬고 있는데...
고개를 돌리니 아까 점심을 먹었던 그곳이었다.
생각해보니 점심먹을 때 콜라를 시켰는데 콜라를 옆 슈퍼에서 가져와 약간 의아해했는데.
여기가 거기구나.
하지만 아까 식당에서 있었던 사람들은 없었다. 아마도 식사 시간에만 자리를 지키는 모양이다.
이제 점점 사진이 줄어든다.
힘이 든 모양이다.
조금만 더 가자. 해서 결국 갈림길에 도착했다.
식사 시간도 거의 다되었다.
6시다. 밥을 먹지 않으면 더 갈 수 없다.
그런데. 나름 먹을 만한 곳이 보이지 않는다.
결국 먹을 수 있는 곳을 모두 지나쳐버렸다...
고도표를 보니 거의 내리막이다. 일단 내려가자.
내려가면 먼가 마을이 나올꺼야.
그러나 먹을만 한 곳은 나오지 않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가방을 뒤졌다.
다행이다. 두유가 남아있었다.
아까 빵은 먹었는데 두유는 먹지 못했다. 잊어버린 것이다.
그렇게 두유를 먹으니 힘이 조금 났다.
그리고 지금부터는 내리막 위주라 별로 힘이 들지 않았다.
해는 지고 있었고. 약간의 업다운이 있었지만
내려오다 보니 길이 끊겨서 옆길로 유도하고 있다.
그렇게 신나게 내려오니 이제 허기가 느껴지고 있다.
빨리 마을에 도착해야하는데... 그리고 해는 거의 다졌다.
다행이다. 만약에 해가 지기 전에 식사를 했다면 내려오는 길이 오히려 힘들었을 것이다.
마을에 도착해서 먹을만 한 곳을 찾다 다 보내고 결국 길가에서 파는 식당을 만났다.
머라머라 하지만.. 못알아듣는다.
결국 만만한 파타이. 다 먹고. 면만 다시 추가한다.
곱배기가 있나보다. 옆의 손님의 도움을 조금 받았다.
그렇게 배를 채우고 나니 이제 20여 km 정도가 남았다.
<수안푸엥은 촘부엥에서 20여km 떨어져있고, 근처에 보급할 곳도 상당히 많다.>
이제 남은 거리는 몸을 푸는 겸 살살달리려고 하였으나..
어서 집에 가서 씻고 싶은 생각이 나를 빠르게 달리게 하였다.
그렇게 한시간정도를 열심히 달려서 촘부엥에 도착했다.
힘이 들었던지 빨리 가고 싶었는지 사진이 많이 흔들렸다.
심령사진도 아니고...
근처에 치킨 파는 곳을 본 것 같아서 야시장을 구경하며 가다 과일과 맥주만 한가득 사버렸다.
그리고 밥은 항상 먹는 그 곳에서 해결하고.
그렇게 12시간여를 달려 못다한 푸남론 400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