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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벌이 고소득 가구의 출산율은 높을까? 본문

사회/저출산

외벌이 고소득 가구의 출산율은 높을까?

@thiskorea 2024. 3. 23. 22:17

유진성. "소득계층별 출산율 분석과 정책적 함의." 한국사회과학연구 41, no. 3 (2022): 233-258, 10.18284/jss.2022.12.41.3.233에 따르면 소득 하위층에서 출산율이 낮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통계청 신혼부부의 소득 구간별 출산자녀 현황을 보면 오히려 저소득 구간에서 자녀 있음 및 평균 출산아 수도 많음을 확인할 수 있다. 

신혼부부의 소득 구간별 출산자녀 현황(출처: 통계청)

외벌이와 맞벌이만 따져서 조사한 자료가 있어 확인해보았다. 외벌이가 맞벌이에 비해 출산율이 높음을 확인할 수 있다.

시도별 신혼부부 특성별 출산자녀 현황(출처: 통계청)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유튜브 채널 언더스탠딩 영상을 보고 궁금한 점이 생겼기 때문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M8HGQzXmwCo&t=1632

제목은 유럽 고속철도가 여전히 엉망인 이유지만 두번째 주제에서 남성과 여성의 갈등 상황의 원인을 찾는 이유가 나온다. 여기서 착안한 게 바로 외벌이 고소득 가구는 출산율이 높을까 낮을까이다. 저는 외벌이 고소득 가구는 출산율이 높을 것이라 예상했다. 왜냐하면 맞벌이 가구는 아이를 돌볼 여유가 별로 없다. 정부가 맞벌이 가구에 초점을 두고 출산율을 높이려 하지만 잘 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 근로 시간과 연결이 되어 있다. 주 40시간 근무를 하는 직장이 많지 않고, 아이를 맡길 곳도 없다. 그래서 하나만 낳던가 아니면 낳지 않는 선택을 하게 된다. 하지만 외벌이 가정은 어떠한가? 한 사람이 가정에서 아이를 돌볼 수 있어서 돌봄을 나눌 기관이나 가족이 있으면 하나를 낳거나 둘을 낳을 수 있는 여유가 생길 수 있다. 

전 사실 외벌이를 장려하는 입장이다. 우리나라 고용을 높이고 임금을 높이는 방법은 공급을 줄이거나 수요를 높이는 것이다. 경제 성장이 10%이상 되던 시절에는 수요가 높아 임금이 높았다. 하지만 지금은 경제 성장이 2%를 넘기기 힘든 선진국에 진입하였다. 그래서 수요를 더 이상 높이기는 어려운 상황이 된 것이다. 그러면 공급을 줄이는 방법이 있는데 남녀 중 결혼을 하면 한 명만 일을 하고 한 명은 가정에서 아이를 돌보는 방법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아이를 낳아보니 내 아이를 남에게 맡기는 것보다 우리 가정에서 누군가가 돌보는 것이 가장 좋다. 하루종일 아이를 돌보라고 하면 정말 최악이겠지만 하루 4-6시간 정도 육아를 벗어날 수 있게 하면 육아도 할만하다. 

그럼 누군가 집에서 아이를 봐야하는데 그게 누가 되는 것이 가장 좋을까? 저는 평균적으로 남성이 집에서 육아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출산은 여성이 육아는 남성이. 여성의 평균 임금은 아직 남성에 비해 낮다. 하지만 고임금의 일자리에서는 남성과 여성의 비율은 어떻게 될까? 

비교적 고임금이라고 볼 수 있는 공무원 최근 임용률을 확인해 보면 여성의 합격률이 높음을 확인할 수 있다. 7급의 경우를 보아도 50%가 넘었다.

 

또한 의대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점점 늘고 있다. 여전히 남성이 여성보다 많지만 꾸준히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혼인을 하고자 하는 연령대의 남여 임금을 조사하여 분석하는 것이 더욱 정확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아래 그림을 보면 25~29세 고용률에서 여성이 남성을 앞서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30세에 여성이 결혼, 출산, 육아로 인해 경력 단절로 인해 고용률이 줄어들기에 이 연령 대의 고용에서 여성이 남성을 앞서는 것으로 확인할 수 있다.

성별 고용형태별 평균 임금을 분석해 본 결과 남성의 임금이 여성보다 높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이 통계에서 중요한 것은 저임금의 여성 근로자가 많아서 고임금의 여성 근로자의 평균 임금을 줄였을 확률이 매우 높다. 그렇기에 20대 남성과 여성의 대졸 이상 평균 임금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유정미. "청년세대 노동시장 진입 단계의 성별임금격차 분석." 한국여성학 33, no. 1 (2017): 107-155, 10.30719/JKWS.2017.03.33.1.107에 따르면 남성은 여성보다 임금 수준은 높지만 긴 근로시간의 영향도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제부터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사회 통념이다. 사회 통념 상 남성이 일을 하고 여성이 아이를 돌보는 가정이 꽤 많은 것을 마지막 자료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여성의 꾸준한 사회참여와 고학력 여성의 증가는 저학력 남성의 일자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연구 자료도 있다. 영향을 끼쳤다는 연구도 있지만 상관성이 부족하다는 연구도 있다. 그렇지만 저학력 남성의 경우 사실상 공급이 늘어난 취업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졌다는 것보다는 시장의 국외 진출이 더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고학력 남성의 경우는 어떨까? 이 경우는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 추측된다. 고학력 여성의 증가는 고학력 인력 시장의 공급 증가로 이어져 경쟁이 치열해져 취업 시장에 진입할 연령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 그렇기에 대졸자 비율이 75%를 넘는 대한민국에서는 남성이 여성에 비해 차별받는다는 인식이 강할 수밖에 없다. 특히 군대로 인해 발생한 공백으로 인해 취업 진입 자체가 2년 지체되기에 동년배와 받는 급여와 직급 차이에서 차별받는 인식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 인식의 문제다. 고임금의 남성은 저임금의 여성과 혼인하는 비율이 어느정도 있다고 추측된다. 하지만 저임금의 남성은 고임금의 여성과 혼인할 확률이 매우 낮다. 대다수의 남성이 꿈꾸는 셔터맨은 현실에서는 극소수다. 전문직 여성은 전문직 남성을 만나고 싶어 하지만... 일반적인 혼인 시장에서는 '남고여저' 남자의 조건이 여자의 조건보다 높아야 한다는 정설이 있다. 그렇기에 저임금의 남성은 결국 혼인 시장에서 도태된다. 

그렇기에 외벌이를 장려하고 맞벌이에 세제 불이익을 주게 되면 자연스레 취업 상태의 여성이 미취업 상태의 남성을 만날 수 있게 될까? 지금도 맞벌이는 세제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으나 누구도 취업 상태의 여성이 미취업 상태의 남성과 만나지 않는다.

마지막 재밌는 통계표이다. 외벌이 가구에서 주로 누가 벌까?

신혼부부 특성별 맞벌이여부별 신혼부부 수(출처: 통계청)

이상하게 혼인 연차가 증가하면서 맞벌이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와 이상하게 생각이 들었다. 당연히 아이를 낳고 점점 외벌이로 되어가는 현실과 반대 같아서 비율로 확인해보니 확실히 혼인 연차가 증가하면서 맞벌이는 감소하고 외벌이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의 경력 단절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지표가 될 것 같다.

신혼부부 특성별 맞벌이여부별 신혼부부 수(출처: 통계청)

결론으로 들어가면 결국 고소득 외벌이 가구의 출산율을 알지는 못하였다. 하지만 일과 가정의 양립만을 주장하기보다는 그 이면에 혼인율과 출산율이 낮아지는 원인을 찾아봐야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