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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란도너스 광주 400k 브라베(Korea Randonneurs Gwangju 400K brevet) 후기 본문

Randonneurs/KoRa(~2015)

2014년 란도너스 광주 400k 브라베(Korea Randonneurs Gwangju 400K brevet) 후기

@thiskorea 2014. 5. 8. 17:23
광주 400k 계획 및 라이딩을 써내려가본다.
우선 라이딩을 함께 해준 정수와 종혁이에게 감사의 인사를 보낸다.
미약한 나를 400킬로를 달리게 해준 고마운 친구들이다.



처음엔 계획은 이랬다.

평속 23-25를 유지하며 새벽 3시정도에 목적지 도착하는 것으로 계획을 잡았다.
하지만 모든것이 계획대로 되지는 않았다.

중간에 평속 30을 만든 것이 화근이었나?
오전까지는 제 시간에 도착하는 듯 하였으나.
11시 이후는 모든 것이 꼬이기 시작했다. ㅠ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처음부터 보기로 하자.

청주에서 출발은 3시정도에 하였다.
광주에 도착하니 6시. 우리는 모텔을 잡고 저녁을 먹으러 갔다.
내일 400km 타니 저녁은 든든하게 먹어야겠지.. ㅋ 
근데 이러면 안된다고 하더라..

일단 그냥 먹기로 했다. 








<광주 제주돈사촌>



일단 5시 정도에 모텔에서 기상을 하고 준비를 마치고 출발점으로 갔다. 
외국인 1명(제이슨), 한국인 1명 이렇게 몇명이 보이기 시작했다.
출발점에서 8명이 출발을 했다. 출발전에 단체 사진도 찍고.
우리는 그렇게 즐겁게 출발했다.



출발점부터 강진 병영까지는 내가 길을 알기에 
선두를 섰다. 완벽한 플랜은 여기까지 였다. 
우리는 아침을 나주에서 해결하기로 하고 
샤방하게 나주까지 두바퀴를 굴렸다. 
나주에 도착해서 나주의 유명한 곰탕집(하얀집)에 가서
맛있게 아침식사를 마치고. 
살랑살랑 봄바람을 맞으며 죽산보를 향했다.









죽산보에 도착해서 도장을 찍고. 우리는 병영을 향했다.



병영까지는 거의 평지이고. 한번 달려본 길이기 때문에
선두에 서서 평속 30정도를 유지하며 달리다
로테이션을 돌리기도 하고. 그렇게 영암을 거쳐 병영까지 도착했다.

병영에 도착하니 이미 사람들은 다들 도장을 찍고 갔고.
우리가 가장 마지막이었다. 그리고 도장 찍어주시는 분이 잠시 외출...
외출 간 분을 기다리며 우리는 휴식을 취하고
하멜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다. 나는 보조배터리 충전을 계속 하였다.
하멜기념관에 가면 휴게소가 있어서 물도 보충할 수 있고 충전도 할 수 있다.

그렇게 휴식을 취하고 하멜기념관을 나서서 우리는 해남을 향했다.
거기부터는 내가 길을 모르기 때문에 종혁이를 앞장세웠다.
당연히 평속 30을 유지하며 달릴 수 있을 거란 생각은 여기부터 어긋나기 시작했다.
중간중간 길을 확인해야 하고 점심시간이 다가오며 체력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종혁이를 필두로 우리는 해남에 도착했고. 
해남에 도착해서 편의점에서 간단히 식사를 하기로 한 것은
나로 인해 결국 깨졌다. 우리는 진짜 식사를 하기로 했다.

해남 읍내를 들어가서 여중생에게 가게를 물어봐서
우아한 식사를 하고 나왔다. 당연히 나는 배터리 충전도 하고.



이번 라이딩에서는 나에겐 보조배터리는 거의 생명과도 같았다.
고프로 충전, 스마트폰 충전, 라이트 충전. 길 안내로 가져간 아이폰 충전
열심히 충전을 하였지만... 계획이 틀어지면서 마지막에 모두 연소해버렸다.
다행히 새벽5시가 되서 모두 방전이 되어 라이딩하는데 문제는 없었다.
불안한 라이딩이 되기는 하였지만..

점심을 먹으니 이미 시간은 2시.. 
예상대로라면 2시면 이미 완도에 도착하여야만 했다.
하지만... 우리는 밥을 먹고 나온 시간이 2시.. 
밥을 먹었으니 소화시킬 시간도 필요했고. 
그렇게 우리는 모든  계획을 뒤로 하고... 
경치를 구경하며 샤방하게 탔다. 

해남에서 완도까지 가는 길은 너무나 멋있고. 아름다워서
우리를 자꾸 안장에서 내리게 했다.
사진도 찍고. 바다 구경도 하고. 멋있는 산도 구경하고.



완도에 도착하니 더욱 빼어난 경치를 보게 되었다.
다리에서 사진도 찍고.








처음엔 바다가 신기하기도 하고 멋있기도 하고해서 천천히 달리다
시간이 촉박하여 우리는 다시 팩을 이루어 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는 이미 체력이 약간 소진된 상태.. 잘 따라가질 못했다.
종혁이가 주는 파워젤을 먹고. 힘을 내서 완도에 도착해서
우리는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간식을 챙겼다.



완도에서 배를 타는 신지항까지는 막 달리기 시작했다.
길도 좋고 경치는 여태껏 보았던 바다이기 때문에
앞만 보며 달렸다. 
그렇게 우리는 신지항에 도착하고 바로 배를 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처음엔 떠나는 배를 보며 아... 다음 배를 타면 되지라고 생각을 하였으나..
두둥....
최근 세월호 사건으로 인해 탑승자 신원을 확인하는 절차가 꽤 복잡해졌다.
신분증 검사도 하고. 신분증이 없던 나는 이름과 주민번호를 적는 것으로 대체했다.
30-40여분이 흘렀나. 우리는 한참의 기다림 끝에 겨우 배를 탈 수 있었다.
발권을 하는 사이 배를 3대를 보냈다.




배에 타면 이제 안전장구는 스스로 챙겨야죠.

세월호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배를 타고 다음 항구로 넘어가서 우리는 정비를 다시 하고 라이딩을 시작했다.
나는 이미 지쳐가고 있었다. 율포에 6시 도착을 계획하였으나
이미 시간은 5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휴게소에 들러 빵을 먹고 콜라를 마시고. 간식을 잔뜩 챙겨 다시 출발을 했다.
출발하기 전에 저녁시간이어서 외투를 걸치고 야간 렌즈로 바꿨다.

종혁이의 가민 810을 믿고 가다가도 중간에 길을 잠시 헤메는 때가 있었다.
그래서 나는 다시 아이폰을 켜고 길을 체크하면서 갔다. 
그렇게 우리는 8시가 다 되어서 율포에 도착을 하였고.
쌀쌀한 날씨에 우리는 식당에서 융내의와 모든 외투를 입었다. 
이제 자전거의 안장 가방이 비기 시작했다.

율포에서 우리는 맛있는 저녁(김치찌개)을 먹었다. 허겁지겁 먹으려고 하는데
사장님이 식사는 좀 걸린다고 해서 그 동안 떠날 준비를 다 하고 기다렸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이미 해는 다 떨어졌고. 체력도 다 떨어졌다. 
율포까지 오는 길이 해안길이다 보니 낙타등과 같은 오르막 내리막의 연속이었다.
그리고 체력이 떨어진 나를 끌기 위해 종혁이가 앞에서 무진장 고생을 했다.
결국 종혁이도 무한 체력이 아닌지라. 힘이 들어하는 모습이 보였다. 미안했다.
덕분에 나는 체력을 어느정도 회복을 하고 
율포에서 승주까지 라이딩을 다시 할 수 있었다.

율포에서 승주 가는 길은 처음엔 평지이나 300km 쯤 강력한 업힐이 나오고
긴 다운힐이 나온다. 그리고 승주에서 라면을 먹어줘야 했지만.
cp가 뒤로 밀려 우리는 약 15km 정도를 더 가야만 했다. 업힐과 다운힐이 있는
체력도 체력이지만 날씨가 너무 추워 업힐이 오히려 반가울 정도였다.
업힐이 끝나고 다운힐이 시작되면 새벽바람에 온 몸이 얼어붙었다.
손이 시렵고 발이 시려웠다. 발은 거의 동상에 걸린 듯 하였다.
그렇게 주암에 도착해서 우리는 라면을 먹으며 몸을 녹였다.
너무 좋았다. 나가기가 싫을 정도로...
거기에 사장님께 부탁해서 난로까지 동원을 했다.

몸을 약간 녹이고 우리는 다시 담양으로 향했다.
이제 얼마 안 남았다는 생각에 우리는 미친듯이 달렸다.
달리고 달리고.. 평속 35이상은 나오지 않았을까 한다.
달리다 보니 어느새 새벽 4시. 조금 있으면 해가 뜰 것 같았다.
국도를 달리는데도 차가 없어 마음껏 달렸고. 우리는 5시정도에 담양에 도착했다.
도장을 찍고 커피를 마시며 몸을 조금 녹이고 다시 처음 출발점으로 향했다.



이미 해는 떴으나 체력이 떨어져 있어 
추위를 엄청나게 느끼며 몸을 덜덜 떨며 바퀴를 굴렸다.
이제 6시가 다되어 가고 슬슬 졸립기 시작했다.
하지만 거의 다왔고 파워젤을 하나 까 먹으며 힘을 냈다.
마지막 광주에 도착하고 나니 .. 아 ... 정말 아무 생각이 없었다.
그렇게 출발점에 도착했다. 이미 사람들은 다 도착을 했고. 
남은 사람은 한 명이라고 했다.

정리를 하며 우리는 모두 메달을 구입을 했고.
마지막 사진을 찍으며 .. 고생했던 모든 것이 주마등화처럼 사라져 갔다.


이제 잠을 자야만 했다. 너무 졸렸다. 전날 푹 자야되었지만 푹 자지 못했다.
근처 찜질방을 찾았고 다행히 5분 거리에 있었다. 
거기에 차를 주차하는데 옆에 낯 익은 자전거 한 대. 
제이슨이었다. 아. 제이슨도 여기 왔구나.
그리고 들어가니 제이슨과 우리는 마주쳤다. 제이슨은 나오는 길이었고.
우리는 들어가는 길이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제이슨의 와이프가 완도 사람이라 
서울 브라베를 하지 않고 광주 브라베를 신청했다고 했다.
그렇게 명함을 받고 페북 친구 하기로 하고 우리는 헤어지고.
나는 찜질방에서 잠을 잤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