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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P(Paris-Brest-Paris) 4일차(Loudeac~Tinteniac), 쏟아지는 졸음. 본문

Randonneurs/2015PBP(Paris-Brest-Paris)

PBP(Paris-Brest-Paris) 4일차(Loudeac~Tinteniac), 쏟아지는 졸음.

@thiskorea 2016. 1. 25. 22:32

그 영국인 여성분과 헤어진 후 난 운이 좋게 레인보우님을 만났다.


진구님과 헤어진 후 오랜만에 다시 만난 한국분.


새벽이라 같이 달리기로 했다. 난 잠시 쉬고 바로 출발했다.


조금 자고 출발할걸 그랬나?


출발 후 난 레인보우님을 쫓아가기 바빴다.


한국에서도 로드는 가급적이면 따라가지 않는데...


그래도 레인보우님이 어느정도 페이스를 맞춰줘서 난 달릴 수 있었다.


1시간이 흘렀을까? 갑자기 졸음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여지껏 경험해보지 못한 졸음이었다. 


오르막길을 도저히 올라갈 수가 없었다. 속도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레인보우님은 이제 보이지 않았다.


레인보웅님과 헤어진게 문제가 아니라 졸음은 쏟아지는데 


여기서 멈출 수가 없다는 것이다. 멈추면 엄청난 추위가 기다리고 있다.


반팔져지 2겹, 아주 얆은 바람막이 한장으로 영상 5-6도를 견디긴 쉽지 않았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서 꾸역꾸역 페달을 밟았다.


어느 순간. 왼편에 Super U라는 마트를 발견했다.


여태껏 봤던 마트는 앞에 벤치가 있었다. 


'마트 앞에 있는 벤치에 잠시 좀 눞자. 그러면 잠깐이라도 자면 졸음이 사라지겠지. 그런 후 다음 컨트롤에서 좀 쉬었다 가자.'


이렇게 생각을 하고 마트 앞으로 갔다. 벤치는 있는데... 너무 추웠다. 그리고 사람들이 가끔씩 왔다갔다 했다. 마트 직원 같았다.


10분을 뺑뺑 돌다 결국 난 다시 출발하기로 했다.


조금만 더 가보자. 50여키로 남았으니 한번 해보자.


그렇게 출발을 하고 잠시후 마을이 나타났다. 


그리고 커피숍이 문을 열고 있었다. 난 행운아다. 


프랑스 대부분의 가게들은 아침에 문을 잘 열지 않았다.


그런데 여긴... 아침6시. 아니 새벽6시에 문을 열고 있었다.


난 고민하지 않고 바로 들어갔다. 


들어가자마자 빵과 큰 컵의 커피를 주문하고 자리에 앉았다. 


커피 한모금을 마셨을까? 난 바로 잠에 빠져들었다.


앉은 자리에서 말이다. 얼마나 피곤했으면. 기억이 나지 않는다.


북적거리는 소리에 눈을 떠보니 사람들이 넘쳐난다. 


한 10평도 안되는 가게에 한 스무명정도 되는 사람이 앉아있거나 서있었다.



난 시계를 보았다. 7시가 넘었다. 어머나.. 여기서 한시간을 잤네.


난 떠날 준비를 하고 남아있는 커피와 빵을 다 먹었다.


그리고 7시 20분경 가게를 나오는데 바로 앞 샌드위치 가게에서 나오는 레인보우님을 보았다.


인사를 하고 나와서 조금 가다보니. 아침을 주는 곳이 있었다.



컨트롤은 아닌데. 자원봉사자들이 나와서 식사를 주는 곳 같았다. 마을주민 같기도 하고.


사실. 난 빵을 조금 먹었는데. 불을 향해 돌진하는 한마리의 나방처럼 


그 곳을 향해 가고 있었다. 


밖에 불까지 피워놓아서 난 몸을 잠시 녹일 수 있었다.


사실 새벽도 춥지만. 자고 일어나서의 아침은 날 사시나무 떨듯 떨게 만들었다.


그 불에 몸을 녹이고 바게뜨 샌드위치와 커피를 마셨다. 


이게 꿈이었으면... 싶었다. 이제 남은 거리는 400km정도.


이제 400 브라베 시작이다. 남은시간은 24시간이 넘게 남아있다.


이제 여유를 조금 찾았다. 브레스트를 출발할 때만 해도 사실 여유가 없었다.


브레스트까지 반 이상의 시간을 사용했기에.


조금만 더 가면 이제 틴테니악이란 도시가 나온다. 맥주 한잔을 하며 미국 친구(T072, Christopher Graham)를 만났던. 그곳.


한시간여를 더 달려 난 틴테니악 컨트롤에 도착을 했고. 도장을 찍고 난 바로 출발을 했다.


이제 컨트롤에서 시간을 보낼 여유가 없었다. 밥은 이제 시간되면 눈에 띄는 식당으로 들어가는게 나의 전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