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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BP(Paris-Brest-Paris) 2일차(Mortagne au Perche - Vilaines la Juhel) 본격 노숙 버라이어티 3박 4일
    Randonneurs/2015PBP(Paris-Brest-Paris) 2015. 9. 11. 22:58





    고도표만 보면... 그렇게 어렵지 않은 코스인데. 


    기억에 없었던 것이 다른 분들 후기를 보면서 생각이 났다.


    정말 첫번째 보급 포인트에서 힘이 들었었나보다. 


    한국분들을 만난 것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맞다. 한국분들을 만났다. 내가 음식을 다 먹고. 충분히 쉰 다음에. 





    처음엔 기다릴까 하는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 나는 투어링.. 저분들은 가벼운 로드 ㅠㅠ


    나도 로드였다면... 저분들과 동행했을텐데... 라는 짧은 후회를 던지며


    작별 인사를 했다. 분명히 저분들이 나를 추월할거야. 그렇게 생각을 하며 나는 자리를 떴다.



    저녁으로 파워젤을 실컷 먹은 나는 새벽에 야참으로 배부르게 먹었다. 졸립만도 했지만. 


    대회의 긴장감이 나를 졸리게 하지 않았다. 약간의 카페인의 영향도 있었다.


    파워젤을 4시간동안 3개를 먹은 나 아닌가



    포인트를 나온 나는 졸리지 않았다. 그래서 더 열심히 달리려고 노력했다. 정말


    9시까지는 아름다운 풍경을 보았다면.. 


    새벽엔 정말 아름다운 반사조끼와 반사판 후미등의 끊임없는 행렬이었다. 


    주위 풍경은 더이상 들어오지 않았다. 내가 무슨 마을을 지나는지 


    여기가 무엇으로 유명하고 관광포인트는 무엇인지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느끼기엔 계속 이런 길만 반복이었다. 


    달리는데만 집중했다. 그도 그럴 것이 야간엔 특히 사고가 많이 난다.


    프랑스의 업힐은 잔혹했다. 분명 300m 넘는 산이 있는 것도 아닌데.


    평지처럼 보여 사람의 체력을 갉아 먹는데 


    다운힐은 정말 좋았다. 다만 낮엔...


    밤에 다운힐은 사실 짜릿하긴 하지만 위험했다. 


    아는 길이 아닌데다 언제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모르는 일이었다.


    긴 직선 구간의 다운힐. 속도가 무시무시했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긴장을 바짝했다


    그렇게 80키로를 타니 그제서야 첫번째 컨트롤이 나왔다.


    컨트롤 


    220키로미터. 200브레베에도 컨트롤이 3개는 있는데... 여기는 220에 컨트롤.


    컨트롤에 도착하니 너무 졸렸다. 배도 고팠다. 


    이땐 아직 개념이 없어서 컨트롤에 가서 도장 받고


    식당가서 줄 서서 밥을 사 먹었다. 바게뜨는 덤으로 챙기고. 


    그렇게 밥을 먹는데 주변 관경이 예술이다. 


    다들 밥 먹고 그 자리 밑에 누워 잠을 잔다. 


    나도 이젠 체면따윈 사라진지 오래다.


    빈공간이 있어서 누웠다.


    얼굴이 남의 발 옆이여도 상관없었다. 


    <첫번째 컨트롤과 무관하지만 페북에 올라온 사진. 대부분 이렇게 잔다. 하지만 낮과 달리 밤엔 자리가 거의 없다.>

    그렇게 잠이 들고 난 알람을 1시간 뒤에 맞춰놓았다.


    일어나 보니 6시가 조금 안되었다. 


    분명 듣기로는 cp에 가면 씻는 곳도 있고 잠자리도 있다고 들었는데... 


    내가 못 찾은건가. 아무것도 없었다. 씻고 싶고. 자고 싶고. 


    이제 엄마가 보고싶었다. 다 큰 어른이 엄마를 찾다니...


    한국이었다면 편의점에 가서 따뜻한 라면 국물에 몸을 녹였을텐데...


    현실은 따뜻한 스프에 바게뜨 샌드위치였다. (pbp 동안 먹을 수 있는 음식 리스트)


    자고 일어나니 배가 또 고팠다. 배 고픈건 문제가 아니었는데


    추위가 문제였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시간을 더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결국 아침을 한 번 더 먹었다. 아까는 위에서 식사를 했다면


    이번엔 아래에서 샌드위치와 같은 간식. 바게뜨 샌드위치를 2개 주문해서 


    하나는 먹고 하나는 가방에 넣었다. 



    <위 아래로 왔다갔다 한 흔적. 위에는 식사, 아래는 간식 먹는 곳>


    이제와 후회하는 것이 있다면


    난 너무 안일하게 대회를 준비했다.


    분명 새벽에 나와서 추웠는데. 그 흔한 두터운 외투를 챙기지 못했다.


    가방에 먹을 것을 집어넣고 나중에 후회한 것이지만 


    빕숏을 3개를 챙기는 바람에... 공간이 부족했다. 


    빕숏은 하나는 입고 하나만 챙겼어도 되는거였는데... 후회를 했다.


    난 새벽에 암워머, 니워머, 헬륨바람막이, 져지 2벌로 버텼다. 


    그래도 자전거 위에서 페달을 굴릴 때는 견디기 충분했다.


    하지만 길 바닥 위에 졸음이 올 때는 견딜 수가 없었다.


    난 그 상황을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 


    당연히 컨트롤에서 잠을 잘 수 있을거라 생각했기에...


    그래서 이런 준비물을 챙겨 온 분이 너무 부러웠다.






    이런 아름다운 곳을 지나갔던가...

    https://goo.gl/maps/rG28R


    주변 경치를 볼 수 없을정도로 페이스는 나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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