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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상에서 가장 추운 마을로(오이먀콘 야쿠츠크 시베리아 러시아) 본문

여행/온로드

지구 상에서 가장 추운 마을로(오이먀콘 야쿠츠크 시베리아 러시아)

@thiskorea 2019. 8. 14. 20:55

EBS 세계테마기행을 우연히 보았는데 겨울왕국, 시베리아 편이 방송하고 있었다.

약간의 관종기가 있는 저로서는 혹할 수 밖에 없는 지역.

일단 북극, 남극, 에베레스트산 다 돈이 무지 많이 든다. 

하지만 저긴 러시아. 1월에 환전을 하는데 1루블에 16원. 아마도 가장 쌀 때인 것 같다.

사실 현지 패키지로 갔다왔고 전혀 말이 통하지 않아 영어 통역까지 붙여야했기에 가격이 저렴한 편은 아니다.

인터넷에서 검색하여 visit yakutia 라는 곳을 발견하고 

개썰매와 오이먀콘 투어를 예약했다. 개썰매는 1박2일, 오이먀콘 투어는 무려 일주일. 

 

일단 개썰매가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그런 개썰매가 아니다. 공터에서 잠깐 타고 마는 수준이 아니라

공터에서 일단 훈련 1시간 하고, 무려 4-5시간을 달려서 숲 속 오두막을 향해 가는 투어이다.

그리고 다음날은 왔던 코스를 달릴 수도 있고 다른 코스로 달릴 수도 있다.

또한 개가 무려 6마리. 거의 현지인이 사냥하러 가는 느낌으로 개썰매를 탈 수 있다.

그리고 혹한의 날씨는 덤. 영하 40-50도의 추위를 온 몸으로 느끼며 가야한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간식이라고 싸간 샌드위치는 얼음 샌드위치로 오히려 먹을 때 더 추워진다.

그래서 독주를 같이 곁들인다. 

그리고 오두막은 난방이 유일하게 나무를 때는 일이다. 그것도 한 시간에 한 번정도는 나무를 보충해줘야지 

안그랬다가 불이 꺼지기라도 하면 우린 다 죽는다. 

오두막에서 곰털과 사슴털을 이불 삼아 자는 건 아주 아주 색다른 추억이 될 것이다.

 

오이먀콘 투어는 차로 하는 투어라 사실 그렇게 춥다고는 할 수 없다.

이틀을 차로 가고 다시 오는데 이틀이 걸린다.

그리고 가는 길은 아스팔트 포장도로도 아닌 비포장과 포장의 중간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게다가 겨울이기에 눈길이다. 우리는 상고대를 겨울에 눈이 온 다음에 산 정상에 가야 볼 수 있는 희귀한 구경거리다.

하지만 여긴 다르다. 10월부터 나무에 눈이 쌓여 즉시 얼어버린다. 거기에 눈이 또 내린다.

다행히 건조지역이기에 눈이 많이 내리지는 않는다. 하지만 계속 쌓이고 얼고 하기에 상당한 양이 나무에 얼어붙어있다.

그런데 이게 또 장관이다. 마치 겨울왕국을 보는 듯한 풍경이다. 아니 겨울왕국에 온 것 같다. 

강은 이미 11월에 얼어붙어 차가 다닐 수 있다. 하지만 여기도 아무 곳이나 건널 수 있는 건 아니고 

배가 다니던 길이 있다. 이 곳을 도로로 다시 만들어서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여기 강에는 다리가 없다. 그렇게 두 개의 강을 건너고 나면 첫번째 숙소가 나온다.

허름하기 짝이 없다. 돈 수백만원을 냈는데 좋은 호텔을 기대한 나의 잘못인가. 한 숙소에 2-3팀이 같이 잔다.

다행히 여긴 화장실이 안에 있고 샤워도 할 수 있다. 다음 숙소에 비하면 여긴 호텔이다.

둘째날에는 어마어마한 장관들이 기다리고 있다. 시베리아에 강제 이주된 정치수형범, 범죄자. 등이 끌려와 만든 도로

차로 달리니 멋있지 내려서 10분만 있어도 코 안에 얼음이 생겨 코가 딱딱해지고 볼이 갈라질 것만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무엇을 기대하든 그 이상이다.

온 세상이 눈으로 뒤덮이고 그 와중에 얼지 않은 천이 흐르고

그 사이를 차가 가끔씩 지나가는데 화물차의 배기가스가 마치 기차가 지나가는 듯 하다. 

그렇게 본격적으로 오이먀콘 지역으로 들어가면 길이 더 험난해진다. 길도 좁고 얼어붙은 냇가를 통과해야하는데

잘못하면 차가 고립될 수 있다. 그래서 이 지역을 지나갈 때에는 차가 두 대 동행해야 한다고 들었다.

심지어 전화기도 터지지 않는다. 

전화기 얘기가 나와서 하는 말이다. 전화는 마을이 나와야만 터진다. 산 속에서 길을 잃고 차 마저 고립되면 

그날이 제삿날인 것이다. 영하 40-50도의 추위에 차 안에 오들오들 떤다고 생각해봐라.

그냥 냉동창고에 갇힌거다. 심지어 전화기도 터지지 않는다. 

지나가는 사람들도 많이 없다. 

https://www.youtube.com/watch?v=T681vJPkYx8

가는 도중 운이 좋게도 순록을 몰고 가는 사람을 볼 수 있었다. 이렇게 추운데 키울 수 있는 동물 중 하나다.

그렇게 오이먀콘에 도착하면 실망할 수도 있다. 가장 추운 마을이라고는

하지만 사실 기상이 과학화 되기 전에 측정한 값이라 신뢰할 수 있는 값은 아니다.

그래도 1월에 오이먀콘은 평균 영하 40-50도에 육박한다. 

1월에 오이먀콘에서 열리는 마라톤 대회도 있다. 마라톤에 관심이 있는 친구들은 가도 좋을 것 같다.

오이먀콘은 실망할 수 밖에 없는게 할 수 있는게 많지가 않다. 마을 사람이 총 100여명 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면 좋은게 생김새가 많이 비슷하다. 

아마도 북방계 피가 섞인 민족이라 그런지 이질적으로 생기지 않았다.

그리고 가장 치명적인 단점은 씻을 물이 거의 없고 화장실도 밖에 있다.

실내온도가 약 25도임을 감안하면 온도차가 무려 70도다. 화장실 가려면 옷을 입어야한다는 이야기다.

내가 갔을 때 학교에 들렀다. 이 지역도 학교가 있다는 사실도 놀랍고 학생들이 1월에 학교를 나온다는 것도 신기하다.

우리 같은면 방학을 해야하는 기온이기 때문이다. 이 곳은 영하 55도가 넘어야만 학교를 가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가져갔던 BTS 미니엽서를 나눠줬는데 친구들이 너무 좋아한다.

수업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친구들이 밖으로 나와서 미니엽서를 받아가서 내가 당혹스러웠다.

그리고 선생님과도 사진을 찍고 근처 냇가에 가서 고기 잡는 체험을 했다.

고기 잡는 체험이라할 것도 없는게 고기 몇 마리 안 잡는다. 하지만 대박인 것은 여기는 고기를 건지면 바로 냉동된다.

1분이면 끝이다. 올라온 물고기는 잠시잠깐의 몸무림을 하고 바로 동태로 변해버린다.

그리고 현지인들이 준비한 파티장으로 간다. 여기 마을 사람들이 준비한 공연을 보고

실제 의상도 입어 보고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굉장히 낯 선 음악과 신기한 몸짓. 새로운 추억이 된다. 근데 재미있다. 먼가 빠져든다.

사실 이밖에도 시내 관광 및 주변(200km떨어진) 국립공원도 가긴 했지만 다른후기도 많기에 생략한다.